WAVE TO WAVE
복합문화공간 피어 컨템포러리는 'pier'라는 단어의 뜻처럼 현대예술의 바다에서 항해중인 아티스트를 위한 정박소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오가는 부두가 되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기대를 담아 제 3회 피어 영상제 PEXMA2024 를 개최합니다. 본 영상제 역시 앞선 두 회의 피어영상제처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들을 상영하며, PEXMA(pier experimental media art exhibition)라는 이름과 같이 기존 2D영상의 틀을 넘어선 실험적이고도 진취적인 작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제 1회 피어 영상제 pexma2022에서는 ‘모험적 출발’이라는 타이틀로 개막을 알리며 다양한 작품들을 상영했습니다. 제 2회 피어 영상제 pexma2023에서는 ‘뉴 브리즈’라는 타이틀로 익숙한 정착지를 떠나 낯선 길 위에 서야만 맞이할 수 있는 새로운 바람에 대해 보다 집중적으로 이야기하였습니다. 제 3회 피어 영상제 pexma2024에서는 망망대해에서 항해 중인 이들이 바다 위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는 파랑(波浪)을 키워드로 'WAVE TO WAVE' 전시를 통해 7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 웨이브는 출렁이는 물결의 표면이기도 하고,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이들이 마주하는 파도 그 자체이기도 하며, 이들에게 전달되는 파동(에너지)이기도 합니다.
본 영상제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규년, 김다슬, 김재현, 민정See, 이상원, 전영현, 홍지현 작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품의 형식은 애니메이션, 디지털 그래픽, 사운드, 퍼포먼스, 설치 등으로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세계 속의 유기체로서 계속해서 진동할 수 밖에 없는 존재와 감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주관적으로 세계를 보고, 알고, 받아들이고, 이를 종합하여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우리의 고민들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평가 존 버거(John Berger)는 그의 저서 < 다른 방식으로 보기 >에서 "우리의 시각은 끊임없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세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 가늠해보려 한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시각뿐만 아니라 인간 감각의 본질은 세계와 '나'의 관계를 파악해보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가 만들어내는 무수한 파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 영상제에서 존재와 감각에 대한 작가적인 접근들을 마주하고 이를 다시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경험을 통해 작가와 관객 사이 서로의 파동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피어 컨템포러리 2024)